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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상다반사

‘체리(Cherry)’ 어원

by 일상다반사* 2025. 6. 29.

‘체리(Cherry)’라는 단어는 긴 시간에 걸쳐 여러 언어를 거쳐 형성된 결과입니다. 가장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고대 그리스어 케라소스(kérasos)에 닿습니다. 이 단어는 체리나무를 가리키는 말이었고, 체리의 원산지로 알려진 흑해 연안의 도시 이름에서 유래했습니다. 이 도시는 지금의 터키 북부에 있는 ‘길레순(Giresun)’이며, 고대에는 ‘케라순타(Kerasounta)’ 또는 ‘케라소스(Cerasus)’로 불렸습니다.

고대 로마인들은 이 지역에서 체리를 들여와 유럽에 보급했고, 라틴어에서는 이를 ‘세라숨(cerasum)’이라고 불렀습니다. 이 단어가 중세 라틴어와 고대 프랑스를 거치며 고대 프랑스어의 ‘셰리즈(cherise)’로 바뀌었는데, 이때 흥미로운 언어학적 변화가 일어납니다. ‘셰리즈’는 본래 단수였지만, 영어 화자들은 단어 끝의 ‘-s’를 복수형 어미로 오해했습니다. 그래서 ‘cherries’라는 복수형에서 단수형을 거꾸로 만들어내면서 지금의 ‘cherry’라는 단어가 생긴 것입니다. 이런 현상을 언어학에서는 ‘역분석(back-formation)’이라고 부릅니다.

즉, 영어의 ‘cherry’는 원래 단수였던 프랑스어 ‘cherise’를 복수로 착각해 새롭게 만들어낸 단어이며, 그 뿌리는 고대 그리스의 지명과 나무 이름에서 시작된 셈입니다. 결과적으로 체리라는 단어는 고대 지명, 언어의 자연스러운 변화, 인간의 언어적 오해가 겹쳐 탄생한 단어라 할 수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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